'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잘 알려진 딜레마다. 어느 쪽이 먼저 생겼을까? 그 정체가 어중간한 경우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비트코인은 미디어와 일반대중에게 위와 같은 혼동을 유발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비트코인 없이 블록체인이 있을 수 있는가?'
'비트코인 업체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고도 비트코인 프로토콜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가?'
'비트코인이 생긴 이유가 무엇인지 개발자에게 물어볼 수는 없는가?'
위와 같은 질문은 금융세계에서 다 자란 닭처럼 보이는 비트코인 기술을 설명하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미디어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근래의 소식을 보면 답을 찾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이냐 블록체인이냐
최근 나스닥 OMX가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술이 주식거래 개선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시범을 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의 역사상 가장 뜨겁다고 할 수 있는 닭과 달걀의 논쟁이 다시금 부상하게 됐다.
여러 인행과 국제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 하면서도 대놓고 비트코인은 빼놓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이러한 태도로 인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장부(ledger)의 불가분적 연관성을 알아채지 – 혹은 인정하지 – 못하고 있다. Wired에 게재된 칼럼 “비트코인은 월스트리트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나 비트코인 기술은 다르다(원제: Bitcoin May Never Make It to Wall Street, But Its Tech Will)“에서 저자 Cade Metz는 비트코인을 마이스페이스(MySpace)에 비유한 조지타운대학교 금융학 교수 James Angel의 언급을 인용하면서 운을 뗐다.
비트코인을 소셜네트워크의 초기 실패작 마이스페이스에 비유한 언급은 새로운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유로 인해 몇몇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분산공공장부(distributed public ledger)의 최초 실현사례로서 근본적인 결함을 가진 실험 이상의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비영리 비트코인 지지단체 코인센터(Coin Center)는 나스닥의 위와 같은 애매한 입장을 비판하면서 비트코인의 장부시스템은 건실한 통화가 있어야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ngel 교수는 분산장부기술에서 프라이버시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바로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보다 넓은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ngel 교수에 따르면 현재 가장 뛰어나고 널리 사용되는 분산장부체계는 비트코인이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거래 프라이버시를 원한다고 한다. 따라서 다른 블록체인 또는 분산장부가 등장해야 할 수요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이에 맞서 비트코인의 분산장부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는 주장을 계속 펼치게 될 것이다.
위험한 실험
월스트리트에서 연구와 분석 경력이 있고 월스트리트 회사의 최초 여성 파트너인 Liz Peek은 비트코인 기술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Fiscal Times에 기고한 글을 통해 비트코인의 약점을 상세히 설명했는데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안전성과 비트코인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의 안전성을 혼동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건 Peek뿐만이 아니다.
Peek는 일반소비자 입장에서 비트코인이라는 전자화폐 기술을 합법화하려는 월스트리트와 미국 정부의 의지에 의문을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사이버보안이라는 어구가 모순어법이 된 오늘날 미국 정부와 월스트리는 어째서 비트코인을 지원하려 하는가? 비트코인은 2008년 처음 개발된 이래 계속된 스캔들과 사고를 겪었음에도 금융 당국자들이 규제를 만들고 은행들이 투자에 나서면서 새로운 지평을 맞이하고 있다."
Peek는 이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 교환서비스(exchange)가 영업신고(register)를 하도록 규율하고 여기에 접적 지위를 부여하면서 비트코인 사용자들과 지지자들에게 투명성과 보안이라는 비현실적인 약속을 제시하고 있다. 규제당국은 적어도 모든 비트코인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 주의"라는 적색 경고라도 붙여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itBit가 신용회사인허장(trust company charter)을 획득했다고 밝히면서 Peek가 언급한 규제의 의미는 분명해졌다. 이 소식은 물론 절묘한 시기에 나오긴 했지만 Peek는 비트코인 최초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적용한 전산기술의 결함이 밝혀졌다는 내용의 MIT Technology Review 기고문을 인용하는 등 Peek가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 계속 나왔다. Peek는 "현재 비트코인에 대해 고위험이란 수식은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담당자들이 비트코인에 합법적 지위를 주려 할 뿐 아니라 월스트리트 거물들 역시 비트코인의 신용을 사실상 보증하고 나섰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
Peek는 또한 비트코인 기술백서의 저자 사토시 나카모토를 둘러싼 끊임없는 미스테리도 언급했는데 Nathaniel Popper 역시 최근 이 주제를 다룬 바 있다. Popper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Nick Szabo라는 이름의 암호학자가 비트코인 생성의 배경에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Szabo는 사토시 나카모토만큼이나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하지만 조사를 진행하면서 계속하여 새로운 단서를 알아가게 됐다." Popper는 자신과 Szabo와의 대담을 인용했는데 비록 대화의 결론은 불명확하지만 Szabo라는 암호학자 그리고 그가 현재까지 비트코인과 관련하여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의 근본을 파헤치면서 베일에 싸인 비트코인 개발자 혹은 개발자들의 정체를 밝혀내려 하거나 그러한 근원적 불명확함을 비트코인 기술의 약점으로 지목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으며 Peek와 Popper 모두 처음이 아니다. Peek와 Popper의 주장은 흥미롭긴 하지만 비트코인이 실제로 작동하는 과정은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현실의 본질을 흐릴 위험이 있다. 나스닥과 같은 거물이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을 둘러싼 닭과 달걀의 논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 글은 Pete Rizzo가 공동 작성했습니다.
Yessi Bello Perez, Bitcoin in the Headlines: The Chicken and Egg Debate, 5.15. 2015.
http://www.coindesk.com/bitcoin-in-the-headlines-the-chicken-and-egg-deb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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