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원산지에 대한 의문
타코를 사든 아이폰을 사든 대부분의 경우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공급체인의 말단에서 물품을 얻게 된다. 소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 게 일반적이며 자연스럽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타코를 먹는 사람은 그 타코를 만든 주방이 위생적이고 신선한 재료가 사용됐으며 그 타코의 맛이 보장된다는 점에 대해 일정한 신뢰를 가지게 된다.
물론 신뢰 자체가 중요하지만 그 신뢰에서 나아가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구매하는 물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구매자에게 왔는지와 관련하여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수립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공급체인에 투명성을 부여하고 새로운 참여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공유되는 안전한 거래기록으로서 어떤 제품이 무슨 재료로 이루어지고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정보를 추적할 수 있으며 공급체인에의 데이터를 공개하여 제품의 최초 제조자로부터 말단 소비자에 이르는 모든 참여자에게 그 제품의 제조근원에 대해 알릴 수 있다.
이러한 투명성은 모든 종류의 제품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이 셔츠가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했는가? 주변인 중 누가 동일 제품을 사용하는가?
이 의자에 유해물질은 없는가? 이 제품과 같이 구매하는 가구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 자동차가 영화배우가 몰았던 자동차가 맞는가? 이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 또 누가 있는가?
이 올리브오일은 어디서 왔는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 제품을 여동생이 구매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비트코인 블록체인, Skuchain, 스마트 거래플랫폼 등에 착안하여 이러한 기술이 구매, 요리, 식사대접이라는 일상적인 활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식재료의 원산지 확인
토요일 아침 당신은 자주 들르는 빵집에 가서 페스츄리와 커피를 산다. 딸기타르트도 하나 산다. 맛이 아주 좋다.
문득 이 타르트에 들어간 재료가 무엇인지 궁금해져 폰을 꺼내 찾아본다. 빵집에서는 구매자가 폰에서 사용하는 시스템과 동일한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식재료를 구매하고 관리하다. 이를 통해 이 타르트에 들어간 모든 식재료와 이들의 원산지를 조회할 수 있다.
먼저 딸기는 300km 넘게 떨어진 작은 농장에서 재배됐다. 이 농장은 농장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한다. 이를 통해 다른 농장과 농업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으며 인증도 쉽게 맏을 수 있다.
구매자는 이 농장이 드립 관개(drip irrigation) 방식으로 딸기를 재배하며 유기농 및 농업용수 절약 인증을 받았다는 정보를 알 수 있다. 또한 딸기 외에 상추, 당근, 페포호박, 케일 등 다른 작물이 재배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식사에서부터 감자칩에 이르기까지 모든 식품의 재료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공유되는 안전한 기록이 가능해짐으로써 구매자는 식재료의 원산지와 생산과정을 볼 수 있는 한편 생산자는 자신이 생산한 식재료가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완성된 식품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볼 수 있다.
2. 유연한 제품구매방식
당신은 커피를 마시면서 위에서 말한 농장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방문하여 개인 직거래를 통해 딸기를 구매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당신은 과일통조림 만들기를 좋아하며 따라서 5파운드 분량의 딸기에 대해가격이 5파운드 아래로 떨어지면 구매하겠다는 스마트 구매예약을 한다. 이 구매예약은 즉시 효력이 발생하고 자동 실행되기 때문에 농장 측에서는 이를 활용하여 장래 수익을 예측할 수 있다.
몇 주가 지나 폰에 알림이 뜬다. 그 농장이 딸기 풍작을 맞이하여 구매예약이 실행됐다. 다음 주에 가까운 직거래시장에서 딸기를 수령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근처에 위치한 직거래시장은 목록에서 빠져 있다. 만약 그 농장에서 해당 직거래시장으로 넘길 수 있는 물량이 많아진다면 여기에서도 수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장을 홍보하는 링크를 페이스북에 올린다.
토요일이 되어 직거래시장에서 딸기를 수령할 때가 됐다. 페이스북 글이 잘 홍보됨에 따라 농장 주문량이 늘어남으로써 주말에 직거래시장이 열리게 됐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스마트 구매계약을 통해 희망구매가격 지정 및 자동 구매실행 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구매옵션을 창출할 수 있다.
3. 식재료가 농장이나 바다로부터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 이해
직거래시장 좌판을 두리번거리던 당신은 평소 애용하는 수산물업체가 은대구를 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예전에도 이 좌판에서 물건을 산 적이 있다. 야외 시장에서 신선한 생선을 구매한다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생선장수가 그 과정을 설명해 줬다.
수산물업체는 어선, 창고, 트럭, 냉장고, 시장을 거치는 물류를 추적하고 저장고 온도를 기록하는 장비를 운용한다. 구매자와 업자 모두 생선이 언제 어디서 잡혔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선으로부터 시장에 도달했는지 볼 수 있다. 신선한 은대구가 마음에 들어 몇 마리 사고 일요일 밤 만찬 계획을 세우게 된다.
블록체인은 장부를 생성하여 개별 물품을 식별할 수 있으며 공급체인의 각 지점에서 물품 보유현황을 추적할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어선, 운송트럭, 냉장고 등이 어떤 물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기온, 위치와 같은 관련 환경요소와 연관시킴으로써 제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하게 전달되도록 보장할 수 있다.
4. 전통적인 경계에 구애받지 않는 보상체계
이제 당신은 와인가게에 들러 평소 즐겨 사용하는 와이너리의 와인을 몇 병 산다. 당신은 이 와이너리에 등록을 해 놨는데 이는 와인을 지불 예약한 다음 원하는 소매점에서 수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소매점에서 수령할 때는 정찰가 전체를 지불하지만 와인병을 폰으로 스캔하고 나면 와이너리 측에서 차액을 지급해 주는 방식이다.
본래 이 와이너리는 폰에 뜬 추천을 통해 처음 엘게 됐다. 당신은 구매하는 모든 와인과 맥주를 추적 관리할 수 있으며 새로운 와인에 대한 추천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원하면 익명으로 할 수도 있으며 본인 이름을 사용하여 테이스팅 후기를 등록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판매지점에서 말단구매자에 이르는 각 지점에서 생산자가 만든 물품을 추적할 수 있는 공유기록을 구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각 구매자나 생산자에 따라 달라지는 구매성향을 추적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서의 개인정보는 익명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개인정보의 노출 없이 비트코인 주소를 통해 홍보나 할인 정보를 받을 수 있다.
5. 새로운 참여방식을 창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
생선과 와인을 사고 나니 맥주와 디저트가 필요하다. 당신은 이제 근처의 작은 매장으로 간다. 여기에서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만든 꿀, 잼, 맥주, 후무스 등 각종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당신은 여기에서 최근 직접 만든 레몬 마멀레이드 두 병을 스캔한 다음 맥주 몇 병을 구입한다. 마멀레이드가 판매되면 당신과 매장이 수익을 공유하며 해당 금액이 계좌에 자동 입금된다.
비트코인은 저렴하고 투명한 결제시스템으로 생산자가 파트타임으로 생산하는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거래방식과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외에도 물품을 분산된 방식으로 등록 및 판매하고 또한 판매자의 정보와 평판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을 창출함으로써 열림 참여를 통해 공유 경제의 새로운 방식을 창조할 수도 있다.
6. 음식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정확히 확인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남았다. 당신은 평소 즐겨 찾는 슈퍼마켓을 방문한다. 브라우니가 맘에 들지만 잠시 고민이 된다. 내일 저녁 방문할 예정인 친구 중 한 명이 땅콩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땅콩이 사용된 식품은 대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폰에 깔린 앱을 통해 어떤 제품에 어떤 지료가 들어갔는지 혹은 빠졌는지 알아낼 수 있으며 예전에 땅콩에 대한 필터링을 사용하고 나서 저장한 적이 있다. 이 앱은 제품의 재료뿐 아니라 재료가 거쳐간 공급체인 전체에 대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이제 브라우니를 고르는데 그 중 하나를 보니 땅콩을 처리한 기계를 통해 아몬드도 처리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에 따라 마카다미아가 들어간 다른 브라우니를 고르고 이 제품은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다.
다음날 친구들이 저녁식사를 칭찬할 때 당신은 식사를 장만한 과정을 소개하며 요리법 역시 공유하게 된다. 이 때 단순히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 뿐 아니라 각 식재료를 구매한 시장과 좌판이 정확히 어느 곳인지에 대해서까지 공유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공급체인 내 물품의 흐름을 추적하면서 개별 재료가 어떻게 조합되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다. 말단 구매자는 '원산지 트리'를 통해 다양한 회사가 개입되어 여러 제조단계를 거친 경우에도 제품에 어떤 재료가 사용됐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이상에 소개한 예를 보면 앞으로는 블록체인을 통해 식품을 제조하고 소비하는 과정이 현재와 비교하여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본질에는 사람, 기업, 물품에 고유정보를 부여하여 어떤 제품이 한 기업에서 다른 기업을 거치는 동안 그 제품의 제조근원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자 제품의 권리가 이전될 때 기업 간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로부터 어떻게 식탁에 올라오는지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식품분야 공급체인에서 블록체인의 활용성을 가장 뚜렷하게 실감할 수 있겠으나 블록체인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세계의 공급체인 전체에 걸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작성자: Reid Williams & Joe Gerber, 시각디자인: Nicholas Kluskowski & Nick Dupey
Reid Williams, How Bitcoin's Technology Could Make Supply Chains More Transparent, 5. 31. 2015.
http://www.coindesk.com/how-bitcoins-technology-could-make-supply-chains-more-transpa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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