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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특집

비트코인의 소유권과 보편성

Tatiana Cutts는 영국 University of Brimingham에서 법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그는 금전 추적의 사법(私法)적 측면을 연구하면서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Quadrant Chambers의 David Goldstone과 공동 작성한 이번 칼럼에서는 비트코인의 소유권이라는 주제와 그러한 문제가 비트코인의 보편성(대체가능성, fungibility)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짚어 봤다.




 

비트코인의 소유권

 

비트코인 세계에서는 댜채로 비트코인이 상식적인 의미에서 '소유될수 있다는 생각이 암묵적 가정이었다이 경우 추적기술과 익명화(evasion) 기술 간의 경쟁에서 추적기술 한시적으로라도 우위를 점할 경우 비트코인의 보편성이 훼손되고 따라서 원활한 금전 유통이 저해될 수 있지 않은가?



소유권의 법적 의미

 

사실 이 문제에 대한 가정과 결론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우선 사법(私法)의 영역에서 '소유권'이란 용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본질적으로 모든 타인은 소유권이 주장되는 객체가 무엇인지에 관계없이 그러한 소유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는 의무를 진다는 점이 소유권 개념의 핵심이다만약 타인이 그러한 의무를 어길 경우 불법행위법(tort law)에 의한 제재가 가해지게 된다그러니까 예를 들어 절도범이 의자를 훔쳤다면 의자의 원래 소유자는 절도범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 절도범으로부터 양도받은 사람에 대해서까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의 법적 지위에는 특이한 측면이 있다흔히 돈이라고 하면 법정통화(legal tender)로서 최종 분쟁해결(final settlement)의 수단이 된다는 지위에 주목한다하지만 현금 소유권에 대한 이전과 보호에 적용되는 원칙은 다른 물리적 재화와는 차이가 있다특히 물리적 물건을 양도받은 선의의 제3(innocent recipient)에 대해서는 언제나 소를 제기할 수 있음에 반해(이 때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문제는 차치한다돈의 경우 선의의 제3자에 대해서는 이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현재의 소유권자가 가장 유리한 지위에 있다왜냐하면 그 돈이 '정당한방식으로 취득되었는지 '부당한'방식으로 취득되었는지를 밝혀내는 비용으로 인해 금전의 유통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금전이 유통되기 위해서는 실질적 보편성(practical fungibility)이 아난 경제적 보편성(economic fungibility)이 있어야 한다금전을 수령하는 측에서 동일 가치의 금액에 대해 특정한 동전이나 지폐를 선호할 이유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보자산의 속성

 

위와 같은 재산권의 원칙을 디지털 세계에 적용하는 일은 특히 영국에서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순수한 정보는 복제 가능하고 '소모되지 않기때문에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예를 들어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탈취'했다 해도 그 정보가 휴대폰 주인에게서 사라진 건 아니다이 경우 원래 주인과 훔친 사람 모두가 비밀번호를 가지고 그 휴대폰에 접근할 수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사실 정보와 미디어를 만들어 내는 가장 큰 목적은 바로 공유에 있는 경우가 많다음악이란 다른 사람들이 듣기 위해책이란 다른 사람들이 읽기 위해연극이란 누군가 배역을 연기하기 위해 존재한다따라서 재산법으로부터 분리되어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를 통해 규율되는 규범이 개인 및 공공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수립되었다이러한 규범은 특정한 물건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규율이 아니라 데이터의 전파(dissemination)를 규율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규율이다.

 

하지만 도메인이름과 같은 몇몇 전자자산의 경우 소모될 수 있으며 독자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영국법은 이러한 자산에 대해 일부 미국 판례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현재까지 이른바 '무형자산(이 표현의 경우 어폐가 있긴 하지만)은 재산권 보호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영국 항소법원(Court of Appeal)은 무형자산에 대한 재산권 보호를 적극 부인했으며 계약법적 권리(contractual right)와 유사하게 영국 최고법원(Supreme Court) 수준에서도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계약법적 권리와 전자자산이 동의어로 취급될 수는 없다계약법적 권리에는 재산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데 이는 계약법적 권리가 소모성이 없거나 독자적으로 보유될 수 없어서가 아니라(사실 그 반대다어떤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계약법적 권리를 침해하는지 밝혀내는 정보의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하지만 도메인이름의 경우 중앙 레지스트리에 보관된 정보를 통해 도메인이름과 개인정보를 확실히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원리가 적용될 수 없다.

 


비트코인과 재산

 

이렇게 보면 비트코인은 특히 더 흥미롭다사용자에 의한 통제의 용이성(proximity) 문제를 차치한다면 현재의 비트코인은 실제로 소모성이 있으며 또한 독자적으로 관리될 수도 있다이에 따라 전자금융의 발전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재산권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러한 규율에 의한 경제적 유인이 언제나 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금전이 유통되기 위해서는 양수인(recipient) 측에서 그러한 금전이 최소한 다른 재화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신뢰(confidence)를 저렴하고 간편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만 한다불신은 곧 정체로 이어진다.따라서 사법(私法)적 의미에서 특정인이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는 없다는 주장은 정책적으로 합리적인 근거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신뢰의 법리(law of confidence)를 통해 비트코인 관리에 요구되는 사용자 개인키의 침해(interference) 문제를 구제할 수는 있겠지만한편 원격 양수인(remote recipient)에 대해 불법행위법에 의한 구제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훨씬 불투명하다비트코인에 재산권 보호를 적용한다 해도 전적으로 예외적인 규율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은 회계파악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기존 화폐단위에 의한 가치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충분히 수용 가능한 결제방식(경제학적으로 표현한다면 '거래수단(medium of exchange)')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차별적 취급은 충분히 가능하다비트코인이 재산으로 취급될 수 있다 해도 다른 재화에 적용될 수 있는 규범을 가지고 보호될 수는 없다.

 

사실 비트코인에 대해 일반적인 재산권 보호즉 불법행위법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비트코인 수령자가 해당 금액의 거래내역을 알아내기 위해 관련 정보를 면밀히 조사해야 하는데 이 과정 역시 번거롭고 예측도 어렵다아울러 개별 거래기록을 서로 연관시키고 이를 개인과 연관시키는 패턴파악기술(heuristics)의 발전으로 인해 생성되는 정보가 많아짐에 따라 통화를 지불하는 구매자가 진정으로 '선의인지식별하는 일도 나날이 어려워진다.

 


수단의 적합성

 

어쩌면 어떤 전자경제체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법적 보호가 구비되어야만 한다는 발상에서 탈피함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예를 들어 저작권법은 산업발전을 충분히 보호하기 위한 본래의 목적이 많이 변질된 명백한 사례다온라인 신문음악앨범이미지 등등 수많은 컨텐츠에 대한 접근 제한은 저작권법이 아닌 별도의 규율(code)을 통해 이루어진다.

 

비트코인은 자체적인 암호화 보호대책과 각종 오프라인 보관 옵션을 갖추고 있으며 블록체인을 통해 제공되는 거래기록은 그 자체적으로 권리침해(abuse)를 방지(disincentivize)하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무엇보다도 권리보호를 위해 변호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산에 대해 실질적이고 독자적인 통제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Tatiana Cutts, Bitcoin Ownership and its Impact on Fungibility, 6. 14. 2015.

http://www.coindesk.com/bitcoin-ownership-impact-fungibility/

Bitcoin Ownership and its Impact on Fungibility
Tatiana Cutts, a university law lecturer, examines the subject of bitcoin ownership and whether it impacts the fungibility of the digit...
www.coinde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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